우리의 시간 속에 항상 함께했던 딸내미. 삶은 연결되어 있지만, 지금은 서로 1,068km 떨어진 곳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중입니다. 연말엔 비행기 티켓값이 하늘을 찌르고, 일도 바빴던 탓에 크리스마스를 함께하지 못했던 딸내미가 드디어 목요일 늦은 저녁에 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크리스마스 선물 못 줬잖아요~" 하면서 가방에서 꺼내는 것들. 어쩜 이렇게 세심할까, 이 딸내미는. 핸드메이드 백-취미교실에서 직접 만든 에르메스 버킨 백 스타일 가방, 세상에 하나뿐인 선물, 그리고 스타벅스 말띠컵- 2026 병오년 말띠해 기념 빨간 말 머그 컵, 귀엽고 의미있고 딱 내 취향. 세상 어떤 백화점에서도 살 수 없는 선물 — 딸이 직접 두 손으로 만든 가방. 스티치 하나하나에 엄마 생각이 담겨 있을 것 같아서, 받는 순간 가슴이 좀 뜨거워졌습니다. 절대 안 쓰고 모셔 둘 예정.
금요일은… 딸내미의 개인 스케쥴로 바쁜 날이었습니다. 치과 예약, 재택근무, 오랜 친구와의 약속까지. 나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아, 이게 내가 한국 갔을 때 모습이구나." 엄마가 얼마나 서운했을까. 꼬박 하루를 비행기를 타고 가서는 몇날 며칠 바쁘게 뛰어다니다가 가장 마지막 순서로 엄마와 시간을 보내던 나. 하루, 길어야 이틀?. 다음에 가면 엄마랑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지. 진심으로.
토요일은 아무 약속도, 아무 스케줄도 없이 온종일 우리 차지였습니다. 아점에는 삼계탕을 끓여서 땀을 뻘뻘 흘리며 먹고, 점심 엔 딸내미 표 소금빵. 갓 구운 소금빵의 버터 향이 집 안을 가득 채우는 그 순간. "하나만 먹어야지" 했다가 앉은 자리에서 두세 개를 해치웠습니다. 배가 너무 불러서…야심 차게 준비해 둔 어복쟁반은 끝내 냉장고에서 나오지 못했습니다. 소금빵에게 완패. 다음 기회를 노립니다…
토요일 저녁, 또 짐을 싸는 딸내미. 일요일엔 쉬어야 월요일 출근을 할 수 있다며, 아틀란타행 비행기에 다시 오릅니다.
바쁘게, 열심히, 씩씩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기특하고 또 안쓰럽습니다. 두 감정이 동시에 가슴에 들어차는 이 느낌 — 아마 엄마라면 다 알 것입니다. 가까이 살면 더 좋을까? 아마도 그럴 것 같기도 하고, 멀리 있어서 더 소중한 것 같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