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에 가까워지면서 사는게 단조로워지기 시작합니다.아침에
눈을
뜨면
습관처럼
뉴스를
확인하고, 출근 준비를 마치면 집에서
10분
거리의
전철역으로
향합니다. 30분의 전철 여행과 또 다른
10분의
걷기가
끝나면
제
하루가
시작되는
실험실에
도착하죠. 차나 커피 한 잔과 함께 이메일을 훑어보며 업무를 준비하고,
점심시간이
되면
잠시
숨을
돌립니다. 오후는 서류 정리나 논문 검토 같은 일들로 채워지고,
퇴근
후에는
다시
집으로
돌아와
저녁을
준비합니다. 사실
'준비'라고 하기엔 조금 거창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찌개
하나에
밥, 그리고 밑반찬 두어 가지가 전부니까요.
남편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보며
시간을
보냅니다. 저녁을 먹고,
과일을
먹고, TV를 보다 잠이 드는 일상.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처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이
평범함이
얼마나
소중한지
이
나이쯤
되면
모두가
공감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런 단조로움이 지겨웠는지 갑자기 남편이 회가 먹고 싶다고 오늘은
회를 먹으러 가자고 합니다. 미국 마이애미에서
"회를
먹으러
가자"는 말은 곧
"중국식
뷔페에
가자"는 뜻과 같습니다.
한국처럼 쫄깃한 우럭이나
광어회는
없지만, 아쉬운 대로 참치,
연어, 도미 같은 생선회를 맛볼 수 있는 곳이죠.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졌습니다.
역류성 식도염, 관절염, 고지혈증….난 염증 종합세트인데! 의사
선생님의 엄중한 경고를 되새기며 겨우 1kg을 감량해 둔 상태였거든요.
뷔페에 발을 들이는 순간 이 피땀 어린(?) 노력이 물거품이 될 게 뻔했지만...
나역시 이 단조로움에서 탈출하고 싶었나 봅니다.
걱정은
잠시
접어두고
냉큼
남편을
따라나섰습니다.
문제는 금요일 저녁이었고, 다음 날은 밸런타인데이라는 사실을 깜빡했다는 겁니다. 퇴근 시간과 겹친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했고, 차 안에서 꼬르륵 소리를 들으며 그냥 집에서 찌개나 먹을걸 하는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8시가 다 되어 겨우 도착한 식당은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우리는 그 인파에 섞여 산해진미를 맛보기 시작했습니다. 한 입, 두 입 음식을 먹으니 언제 그랬냐는 듯 후회는 눈 녹듯 사라지고 행복감이 차올랐습니다. 역시 맛있는 음식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마법을 부리나 봅니다.
집에 돌아오니 더 큰 행복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들
녀석이
밸런타인데이라며
장미꽃 다발을
무심하게
건네주는
것이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저녁 식사부터 아들의 선물까지,
모든
것이
감사하게
느껴지는
밤이었습니다.
잠깐!
밸런타인데이에
대해
알아볼까요?
이 즐거운 저녁을 보내고 나니 문득 밸런타인데이의 유래가 궁금해졌습니다.
매년 2월
14일, 사랑하는 사람들이 서로의 마음을 표현하는 이 날은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을까요?
본래 밸런타인데이는 초대 기독교 성인인 성 발렌티누스(St.
Valentinus)의
축일에서
유래했습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는 로마 시대,
군인들의
결혼이
금지되었던
시절에
몰래
연인들의
결혼을
도와주다
순교한
발렌티누스
사제를
기리면서
사랑을
상징하는
날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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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런타인데이를 기념하는 방식은 나라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전반적으로 서양은 성별 구분 없이 연인, 가족, 친구에게 카드, 꽃, 초콜릿을 주며 사랑과 우정을 표현한다고 하고, 한국과 일본은 2월 14일에는 주로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주고, 3월 14일 화이트데이에 남성이 답례 선물을 하는문화가 독특하며, 브라질은 2월 14일 대신 6월 12일을 '연인의 날(Dia dos Namorados)'로 기념하고, 중화권은서양의 밸런타인데이도 즐기지만, 전통적인 연인의 날인 칠석(음력 7월7일) 역시 중요하게 여깁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예고 없이 찾아온 남편의 제안과 아들의 작은 선물. 어쩌면 행복은 거창한 이벤트가 아니라, 이처럼 일상을 살짝 벗어난 소소한 변화와 따뜻한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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