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처럼 출근길 계단을 오르던 중, 왼쪽 엉덩이 깊은 곳이 묘하게 ‘삐끗’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잠시 멈춰 다리를 풀고 금세 괜찮아지겠거니 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이후로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나면 엉치가 뻐근하고, 조금만 걸어도 통증이 밀려왔습니다. 처음엔 ‘피로겠지’ 넘겼는데, 어느새 2주가 흘렀습니다. 이젠 출근 전 의자에 앉는 순간부터 긴장이 됩니다.
문득 예전 생각이 났습니다. 무릎이 시큰거릴 때마다 무심히 파스만
붙이고 버티던 시간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조그마한 통증이
몸 전체의 균형이 무너지고 있다는 신호였던 것 같습니다. 무릎을 아끼려다 걷는 자세가 조금씩 바뀌었고, 그 하중이 엉덩이와 고관절로 전해졌겠죠. 몸은 하나의 연결된 톱니바퀴
같습니다. 한쪽이 약해지면 다른 톱니가 힘겹게 돌아가야 하는 법. 통증은
그 불균형이 정점을 찍었다는 ‘SOS’일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무심히 저지르는 자세의 악순환-하루 대부분을 의자 위에서
보내는 현대인의 자세, 의자에 앉을 때 다리를 꼬고, 집에서는
양반다리. 운전할 땐 한쪽으로 살짝 기대는 버릇 등, 그땐
편해서 몰랐지만, 고관절은 이런 작은 습관들을 오래 기억합니다. 마치
너무 팽팽하게 감긴 고무줄이 어느 날 ‘툭’ 하고 끊어지는
것처럼요. 쪼그려 앉거나 다리를 꼬는 자세는 고관절을 압박합니다. 그게
쌓이고 쌓이다 보면, 결국 어느 날 “이제 진짜 쉬어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죠.
밤이 되면 고관절 주변이 뻣뻣해져 뒤척이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침대 위에서 조용히 스트레칭을 해봅니다. 무릎을 가슴 쪽으로 천천히 당기고, 양 무릎을 벌려 나비 모양으로 힘을 빼는 동작이죠. “이게 도움이 될까?” 싶었지만, 신기하게도 내 몸이 조금씩 풀리는 걸 느꼈습니다. 고통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내 몸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고관절 통증은 단순히 ‘나이 탓’만은
아닙니다. “조금만 쉬어가라”는, 내 몸의 속삭임이었을 겁니다. 이젠 예전처럼 빠르게 달리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대신 매일 10분이라도 내 몸을 살피며 천천히
걷고, 물속에서 가볍게 움직이면서 근육을 되살리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조용한 오후의 창가, 햇빛이 무릎과 책 위로 떨어집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엉덩이 한쪽이 묵직하게 당깁니다. 그런데
예전처럼 무심히 넘기지 않으려 합니다. 통증은 불편함으로 위장된 몸의 대화이니까요. 내일은 병원에 들러 정확한 이유를 알아보고, 오늘 밤엔 다시 침대
위에서 5분만—조용히 몸과 대화를 나눠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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