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 풀 마라톤까지 딱 35일 남았습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시기죠. 장거리 훈련도 해야 하고, 컨디션 조절도 해야 하는데... 아, 야속한 12월이여. 연말 분위기에 마음이 둥둥 떠서 그런지, 걱정만큼 몸이 따라주질 않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트로피칼 파크(Tropical Park) 에 모였는데, 다들 표정이 심상치 않습니다. 아이고, 힘들다 소리가 절로 나오는 아침. 우리의 저질 체력과는 상관없이 공원 풍경은 또 왜 이렇게 예쁜 걸까요?
안개 낀 공원과 라면 한 그릇
플로리다에서는 정말 보기 힘든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공원 잔디밭에 안개가 잔잔하게 깔려 있고, 그 너머 호수 위로 떠오르는 해는 그 어느 때보다 명징하고 붉더군요. 몸은 천근만근인데 눈은 호강하는 아이러니!
평소 같았으면 6~8마일은 거뜬히 뛰었을 멤버들이지만, 오늘은 다들 약속이라도 한 듯 절반만 뛰고 슬그머니 벤치로 모였습니다. 일찌감치 자리 잡고 앉아 라면을 보글보글 끓입니다. 여기에 따뜻한 커피 한 잔, 그리고 김 언니가 챙겨 온 크리스마스 쿠키까지!
그래, 훈련도 식후경이지. 땀 식힌 뒤 먹는 라면 맛은 마라톤 완주 메달만큼이나 감동입니다.
행운의 7장, 파워볼의 꿈
라면 국물과 함께 세상 사는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주제는 어느새 파워볼(Powerball)로 흘러갔습니다. 이번 주에도 당첨자가 없어서 이월되었다는 소식! "야, 우리 회비로 이거 사자!" 순식간에 의기투합했습니다. 이렇게 진지할 수가 !행운의 7장 구입 완료! 소중한 번호는 인증샷으로 꼼꼼히 남겨두었고요.
"당첨되면 어디 갈까?" "유럽 크루즈?" "아니야, 시원하게 알래스카?" "하와이나 한국 가는 크루즈도 좋지!"
라면 먹던 벤치 위에서 우리는 이미 유럽, 알래스카, 하와이, 한국을 다 돌았습니다. 비록 일장춘몽(一場春夢)일지라도, 상상만으로 벌써 지구 반 바퀴는 여행한 기분입니다.
비록 오늘 훈련 양은 좀 부족했지만, 웃음과 꿈만큼은 풀 코스로 채운 하루였습니다. 과연 다음 주 우리는 트로피칼 파크에서 만날까요, 아니면 크루즈 선상 파티에서 만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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