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언니네가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바이아 혼다 키(Bahia Honda Key) 로 캠핑을 간다고 합니다. 이곳은 1년 전부터 예약하지 않으면 자리를 잡기 힘든, 플로리다 캠퍼들에게는 '꿈의 장소'거든요. 망설임 없이 가야죠. 김 언니네는 연말이라 아이들이 와서 아쉽게 패스하고, 평일엔 일 때문에 바쁜 저희 부부만 주말에 합류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마이애미 근처는 겨울에도 모기와 샌드 플라이가 극성이라 살짝 고민했지만, 요즘 날씨가 너무 환상적이었거든요. (20~25°C라니, 이건 완벽한 캠핑 온도잖아요!)
금요일 오전 업무를 빛의 속도로 마치고,
점심시간을 틈타 바로 출발했습니다.
차 안에서 음악을 들으며,
도시락을 하나씩 까먹으며 플로리다 키즈(Florida
Keys)를 향해 달리는 기분이란!
플로리다 시티 – 키라고 – 이슬라모라다 – 마라톤을 지나 드디어 캠핑장에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겨울이라지만 기온이 29도! 바람 한 점 없이 한여름처럼 후끈하더군요. 바닷가엔 이미 물놀이하는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역시, 겨울이라 해도 마이애미는 마이애미네요.
현언니네와 반가운 상봉 후,
바로 끊어진 올드 세븐마일 브리지(Old
Seven Mile Bridge) 로 향했습니다.
키웨스트의 시끌벅적함과는 다른,
이곳만의 고요하고 장엄한 일몰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수평선 너머로 툭 떨어지는 붉은 해를 보며 힐링 타임!
캠프사이트로 돌아와서는 본격적인 먹방이 시작되었습니다.
지글지글 스테이크 굽는 냄새!
특히 현언니가 껍질째 반으로 자른 통마늘을 고기 옆에 구워줬는데,
이게 진짜 별미였어요.
미니 모닥불 피워놓고 수다 떨다가 일찍 텐트로 들어갔는데...
밤새 7마일 브리지를 달리는 차 소리 때문에 잠을 잔 건지 만 건지 몽롱했네요.
아침 6시, 텐트 밖으로 나오니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옵니다. 남편들은 조깅을 하고, 현언니와
나는 자전거를 타고 해돋이를 보러 갔습니다. 해 뜨기 전의 차가운 공기와 짭조름한 바다 냄새를 맡으며 달리니 잠이 확 달아납니다. 잠시 자전거에서 내려 모래사장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는데, 모든 잡생각이 사라지는 마법 같은 순간이었습니다.하지만 돌아오는 길에 너무 신이 났던 걸까요? 울퉁불퉁한 길에서 속도를 내다 자전거가 붕 뜨더니 꽈당, 무릎과 팔꿈치에 피를 좀 봤습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남편이 내 자전거까지 끌고 천천히 걸어와 줬어요. 다들 즐거운데 괜히 미안해지더라고요.
응급처치 후 가볍게 산책을 하고 돌아오니, 남편이 끓여준 뜨끈한 떡만두국과 커피 한 잔을 준비해 줍니다. 역시 야외에선 남편이 해주는 밥이 제일 맛있어요!
다시 현실로
느긋하게 쉬다가 짐을 챙겨 마이애미로 돌아왔습니다. 현언니네 덕분에 얼떨결에 떠난 짧고 굵은 번개 캠핑이었지만, 정말 잘 쉬고 잘 놀다 온 주말이었어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마음 한구석은 여전히 푸른 바다와 붉은 노을이 머무는 그곳에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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