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21일 화요일

토요일 아침 동네 한 바퀴

토요일 아침. 오늘은 남편과 러닝을 하기로 약속한 날입니다. 말은 씩씩하게 했지만, 막상 문을 나서니 몸이 천근만근 무겁습니다. 그래도 신발끈을 고쳐 매고 뛰기 시작합니다. 발이 바닥에 질질 끌립니다. 오늘은 뛰는 날이 아니라 끌려가는 날인가 봅니다. 켄달 드라이브를 지나 레드 로드로, 파인크레스트 가든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오늘따라 길에 사람이 많습니다. 뛰는 사람, 걷는 사람,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 커피를 들고 여유를 부리는 사람. 속도는 달라도, 다들 자기만의 보폭으로 토요일 아침을 채우고 있습니다. 이제 더워질 준비를 마친 마이애미답게 땀이 오듯 쏟아집니다. 숨이 가빠오니 턱이 절로 벌어집니다. 힘들면 자꾸 입을 벌리게 되는 걸까요? 이건 거의 생존을 위한 인간의 본능이라고 합니다. 결국 집으로 돌아오는 , 1마일쯤 남겨두고 미련 없이 달리기를 포기하고 천천히 걸으며 나름 마이애미의 봄을 만끽해 봅니다.



근처에 다다를 무렵, 남편이 조안나스 마켓플레이스(Joanna’s Marketplace)에서 브런치를 먹고 가자고 합니다. 문을 열면 고소한 버터 향이 먼저 마중을 나오고, 뒤이어 짙은 커피 냄새가 따라옵니다. 크루아상과 베이글을 고르고 커피를 주문했습니다. 땀에 절어 꾀죄죄한 얼굴로 베어 무는 크루아상의 맛이란그리고 방금 내려 신선하고 깔끔한 커피까지...우리의 작은 행복입니다.



집에 돌아와 개운하게 샤워를 하고,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나는 언니네를 공항에 데려다 주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오래간만에 에버글레이즈에 들러보았습니다. 들꽃을 기대하고 갔는데꽃도 없고, 악어도 없네요. 가장자리가 날카로운 억새 종류인 소그래스(Saw Grass) 덮여있는 만 실컷보고 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새로 생긴 다이소도 구경하고, 코스트코에서 장을 잔뜩 보고, 푸드코트에서 핫도그와 샐러드로 저녁까지 해결했습니다. 토요일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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