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 마지막까지 분주했던 뉴욕의 숙소에서 짐을 챙겨 공항 셔틀에 올랐습니다. 마이애미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하얀 첫눈이 뉴욕 거리에 사락사락 내려앉고 있었고, 그제야 ‘아, 정말 떠나는구나’ 하는 실감이 살짝 밀려왔습니다. JFK 국제선 터미널에 도착하자, 우리는 던킨도너츠로 향했습니다. 커피와 도넛을 들고 나란히 앉아, 1986년의 벤치 샷을 떠올리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진짜 Bye!”를 외치며 손을 흔들고 돌아서는데, 눈물이 찔끔 고입니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친구들은 대한항공 카운터로, 금주는 뉴저지행 비행기를 타러, 그리고 나는 마이애미행 국내선으로—각자 발길을 돌렸습니다.
국내선으로 갈아타려면 AirTrain을 타고 이동해 TSA 보안검색도 다시 통과해야 합니다. 길게 이어진 게이트 통로를 끝없이 걸어가다가 또 한 번 셔틀버스를 타게 되었는데,
그 안에 승객이 나 혼자인 걸 깨닫는 순간,
피식 웃음이 납니다. ‘나… 지금 맨몸으로 뉴욕에서 납치되는 건 아니겠지?’
황당한 상상이 잠깐 스쳐 지나갔습니다. 국내선 터미널에 도착하고 나니, 이제 비행기 탑승까지 두 시간 정도 남았습니다. 공항 실내임에도 차가운 바람이 어딘가 새어 들어오는 듯해, 대합실 한켠에서 어깨를 웅크린 채 시간을 보냅니다. 마이애미에 도착했을 땐 이미 저녁 시간이 다 되어 있었습니다. 머릿속에는 ‘이제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마이애미를 찐으로 즐겨야지’
하는 기대가 한가득이었는데, 오늘따라 흐린 하늘과 싸늘한 공기였습니다. 뉴욕에서 잔뜩 얼어붙었던 몸은 좀처럼 풀릴 기미가 없습니다. 결국 계획했던 산책이나 나들이는 모두 포기하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전기매트를 깔고 그 위에 몸을 쭉 뻗었습니다. 따뜻한 열기가 등부터 서서히 스며들자, 그제야 긴장이 풀리며 눈꺼풀이 무겁게 내려앉습니다.
‘조금만 누워 있다가 일어나야지’라고 생각한 것도 잠시, 눈을 떠보니
12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습니다. 그렇게 마지막 날의 밤과 다음 날의 아침까지 통째로 건너뛴 채, 짧고도 길었던 여행은 2025년의 한자락을 꽉 채운 채 조용히 끝이 났습니다.
뉴욕의 눈과 마이애미의 시원한 공기, 공항 셔틀과 던킨도너츠,
그리고 유쾌하게 헤어진 나의 오랜 친구들까지—모든 장면이 전기매트 위에서 하나의 긴 꿈처럼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친구가 정성껏 만들어 보내준 릴스를 보며 밀려오는 아쉬움을 달래고, 즐겁고 행복했던 날들을 회상하며 여행을 마무리합니다.
우리의 여행 이야기를 잘 정리하여 써준 현미야 고마워.
답글삭제잊지 않을 수 있도록 이렇게 기록으로 남기니 너무 좋아. 꼭 해야만 하는 그렇지만 하기 싫은 숙제를 끝낸 느낌. 두고 두고 생각날 때마다 꺼내 볼 수 있어서 좋아.
우리 모두에게 행복한 추억이었기를 그리고 그 기운으로 또 열심히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 ㅎ
답글삭제그니까 숙제하는 마음이었는데 끝내고 나니까 너무 허전하네
답글삭제릴스 동영상 여기에 올리려고 했는데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결국 못했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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