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밤이 가시지 않은 올랜도의 공기를 가르며 5시에 숙소를 나섰고, 상무형과는 아쉬운 인사를 뒤로한 채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여행의 끝자락은 언제나 그렇듯, 감성이 아니라 사건 사고로 기억에 남습니다. 공항에 도착해 오늘은 순조롭겠지라고 생각하며 키오스크 앞에 섰지만, 기계는 우리 편이 아니었습니다. 말 안 듣는 키오스크 때문에 결국 직원에게 도움을 청했는데, 그 직원이 또 잘못 알려주는 바람에 bag tag가 중복 발급되는 기상천외한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5개 가방 중 2개는 무게 초과까지 떠서, 출국 전 새벽 운동처럼 바닥에서 바리바리 짐을 다시 나눠 담는 진풍경을 찍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겨우 체크인 완료, 그나마 탑승은 제때 시작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쉬는 순간, 이번엔 정부 셧다운 여파로 이륙이 1시간 지연이라는 방송이 떴습니다.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 도착하면 11시에 셔틀이 우릴 기다리고 있을 텐데, 또 뛰어야 하나…라는 불길한 예감이 기내 공기보다 더 무겁게 깔렸습니다. 비행기는 아직 뜨지도 않았는데, 우리 머릿속에서는 이미 타임어택 레이스가 시작됐습니다. 이륙 후 기내에서 음료와 쿠키를 나눠줬는데, 평소 같으면 그냥 넘겼을 따뜻한 차가 유난히 맛있게 느껴져 한 모금 두 모금 천천히 음미하다가 너무 심취했던 걸까, 그 뜨거운 차를 그대로 내 바지와 소영이 바지 위에 쏟아버렸습니다. 뉴욕에 내리면 엄청 추울텐데, 소영아 미안… 이거 그냥 찻물이 아니라, 오줌도 많이 싼 오줌이다…라는 자폭 멘트가 나오는 순간, 상현이는 한술 더 떠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며 웃습니다. 진짜, 이런 사고는 이제 그만.
뉴욕에 도착해서는, 또 다른 변수 등장. 뉴욕에서 만나기로 했던 금주는 감감무소식. 우리는 일단 예정대로 공항 셔틀을 타고 맨해튼으로 향했습니다. 도시 불빛 사이로 들어오는 뉴욕의 첫인상은, 피곤함을 잠깐 잊게 만들 만큼 화려했습니다.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짐만 급히 맡기고, 곧장 “도시 탐험 + 베이글 먹기” 미션을 수행하러 나섰습니다. 베이글 마켓에서 한 입 베이글을 베어 물자 “아, 이게 그 뉴욕 베이글이구나” 하는 감탄하는 사이 금주가 나타났습니다. 드디어 완전체다! 하고 본격적인 투어를 시작하려는 찰나, 하늘이 심술을 부립니다.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이내 우산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서둘러 근처의 홀푸드로 뛰어 들어가 비부터 피하고, 쇼핑몰 한가운데서 다음 동선을 짜는 긴급 회의를 열었습니다. 결국 “비 맞으면서 가보자!”는 결론을 내리고, 우산에 의지한 채 하이라인으로 향했습니다. 하이라인은 맨해튼 서쪽에 위치한, 버려진 고가 철도를 재생하여 만든 독특한 공중 공원입니다. 도시 재생의 성공적인 사례로 꼽히며, 뉴욕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맨해튼 미트패킹 디스트릭트(Gansevoort Street)에서 시작하여 허드슨 야드(Hudson Yards)의 34번가까지 약 2.3km 길이로 이어집니다. 지상 약 7.5m 높이에 조성되어 있어, 맨해튼 시내와 허드슨강의 경치를 공중에서 조망하며 산책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식물과 예술 작품이 설치되어 있어 걷는 재미를 더합니다. 젖은 철제 길을 따라 걷다 보니, 뉴욕의 회색 도시가 오히려 더 분위기 있게 느껴집니다. 이어 첼시 마켓으로 이동해 젖은 신발을 끌며 맥주 한 잔을 들이키는 순간, 하루 치 피로가 거품과 함께 조금은 사라지는 듯했습니다. 첼시 마켓(Chelsea Market)은 과거 오레오 쿠키 공장을 개조한 실내형 식료품 및 소매 시장으로, 다양한 먹거리와 독특한 분위기로 유명한 관광 명소입니다. 하이라인 파크(High Line Park)와 가까워 함께 방문하기 좋은 코스입니다.
저녁은 미들 이스트 음식으로 든든하게 채우고, 다시 브루클린 브릿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브루클린 브릿지(Brooklyn Bridge)는 뉴욕의 대표적인 랜드마크 중 하나로, 맨해튼과 브루클린을 연결하는 유서 깊은 현수교입니다. 1883년 개통 당시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였으며, 19세기 기계 공학의 중요한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석조 아치와 강철 케이블을 사용한 케이블 지지 현수교로, 상층부에는 보행자와 자전거 전용 도로가 있고 하층부에는 차량 통행로가 있습니다.
하지만 무리한 일정은 결국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브루클린 브릿지 투어 도중, 우리 일행 중에서 환자 2명이 발생하는 비상사태가 펼쳐졌습니다. 관광객들 사이를 비집고 다니며 다리 위를 걷던 우리도 어느 순간부터는 야경보다 발바닥 통증에 더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안 아픈 사람들은 끝까지 타임스퀘어를 향해 야경 투어를 이어갔지만, 나머지는 과감히 호텔행을 선택했습니다. 호텔에 도착해서 뜨거운 샤워로 뉴욕의 비와 피로를 씻어낸 뒤, 본격적인 수다 타임이 시작됐습니다. 공항 키오스크 고장, 셧다운, 뜨거운 차, 노쇼, 폭우, 환자 발생. 이렇게만 써놓으면 재난 영화인데, 그 안에서 서로를 보며 웃고 떠들다 보니, 이상하게 이 모든 우여곡절이 여행의 하이라이트처럼 느껴졌습니다. 11월 9일, 사고와 변수 투성이었던 이 하루는, 그래서 더 오래 기억에 남을 뉴욕 입성기였습니다.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는데😂😅 친구 다섯이 모이니 해결못 할 일어 없을 듯~ 석ㆍ박사가 있으니🥰
답글삭제비오는 뉴욕.짧은 일정이었지만
크루즈?? 타고 자유의 여신상을
보겠다고 그 추운 바람 맞으며
웃고 사진 찍고~~~
가을 뉴욕 좋더라 분위기 있고.
다시 가고 싶긴 해.
다시 와. 뉴욕 까이꺼 14시간이면 오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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