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 마이애미 러닝크루는 언제나처럼 트로피칼 팍(Tropical Park)에 모여 운동으로 하루를 엽니다. 잘 정돈된 러닝 트랙과 산책로 덕분에 러너들에게는 익숙한 동네 운동장 같은 곳입니다. 오늘은 본격 여행을 떠나기 전, 팀원들을 잠깐이라도 보려고 들렀습니다. 한국에서 인기라는 트레이더 조 reusable 가방, 여기서도 한정판이라 구하기 쉽지 않은 제품을 김언니에게 특별히 부탁해 받아 챙기고, 러닝팀과는 얼굴만 잠깐 보고 아쉽게 인사하고 헤어졌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친구들과의 올랜도 주말이 시작됩니다. 먼저 코스코에 들러 쇼핑을 하고, 빠질 수 없는 핫도그 먹방으로 에너지를 채웁니다. 장을 한가득 보고 차에 오르니 어느새 오후. 주말이라 그런지 올랜도로 올라가는 길은 차가 끝도 없이 막힙니다. 창밖 풍경을 보다가, 졸다가, 깨다가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시계는 오후 6시를 넘어가고 있습니다. 긴 시간을 달려 드디어 올랜도에 도착했습니다. 첫 목적지는 올랜도 월마트디즈니. 나들이에 빠질 수 없는 미키 마우스 머리띠와 티셔츠를 하나씩 장만했습니다. 다 큰 어른들이지만, 이런 거 하나씩 맞춰 사서 나눠 끼고 입다 보면 여행 모드로 정식 전환되는 기분입니다. 이어서 아웃도어 성지, REI 매장으로 이동했습니다. 도로는 여전히 차로 가득해, 매장에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그래도 새로운 장비와 캠핑용 아이템들을 구경하다 보면 피곤함도 잠시 잊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H마트에 들러 저녁을 해결하고, 내일을 위한 간단한 먹거리까지 챙긴 뒤, 오늘의 마지막 목적지인 숙소로 향했습니다. 오늘의 숙소는 올랜도 인터내셔널 드라이브 쪽에 있는 플로리데이즈 리조트(Floridays Resort Orlando). 넓은 스위트 타입 객실과 가족 여행에 잘 맞는 시설 덕분에 인기가 많은 리조트입니다. 하루 종일 운전하고, 먹고, 쇼핑하고, 막히는 길 위에서 시간을 보낸 터라 이제는 그냥 씻고 눕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리조트에 도착해 보니, 우리가 예약한 방이 준비가 안 되어 있다며 체크인이 안 된다는 청천벽력 같은 말이 돌아왔습니다. 이미 지칠 대로 지친 상태에서, 무거운 가방과 짐을 다시 끌고 로비에서 기다려야 했습니다. 황당함과 피곤함이 동시에 밀려오는 시간. 다행히 직원들이 다른 방을 비교적 빨리 배정해 주어 옮길 수 있었지만, 그 사이 3층까지 짐을 나르고, 다시 내려오고, 여러 번 오르내리며 진이 쏙 빠졌습니다. 결국 시계를 보니 자정을 훌쩍 넘긴 뒤에서야, 겨우 숙소 안으로 들어와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침대에 몸을 눕히는 순간, 오늘 하루가 얼마나 길었는지 비로소 실감이 났습니다. 그래도 이렇게까지 해서 떠나온 여행이니, 내일부터는 부디 힘든 만큼 더 즐거운 일정이 펼쳐지기를 살짝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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