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올해 이순을 막 넘겼습니다. 몇 해 전부터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습니다.
"더 늙기 전에 미국 메이저 마라톤 한번 뛰어봐야 하는데..."
미국에는 '보스턴, 뉴욕, 시카고' 라는 3대 마라톤이 있는데, 이게 전 세계 러너들의 꿈의 무대인
'월드 마라톤 메이저(Abbott
World Marathon Majors)'에 속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매년 신청은 하는데... 결과는 매번 "탈락". 남편이 풀죽어 있는 모습을 보니 안 되겠다 싶어서, 도대체 어떻게 해야 갈 수 있는지, 남편 기록으로 가능성은 있는 건지 인공지능에게 꼼꼼하게 분석해 달라고 해봤어요.
각 대회마다 성격이 완전 다르더라고요. 핵심만 정리했습니다.
1. 보스턴 마라톤 (Boston Marathon)
- 별명: 마라톤계의 수능, 끝판왕
- 특징: 추첨(Lottery)
제도가 아예 없습니다. 운으로 못 가요. 오로지 실력(기록) 아니면 돈(기부)입니다.
- 참가 방법:
- 기록 통과(Qualify): 나이대별 기준 기록인 'BQ(Boston Qualifier)'를 달성해야 합니다. 인기가 많으면 기준보다 몇 분 더 빨라야 합격해요.
- 기부(Charity): 기록이 없으면 자선단체에 기부금을 내야 하는데, 보통 650만 원($5,000) 이상 모금해야 합니다. (헉...)
2. 뉴욕 시티 마라톤 (New York City Marathon)
- 별명: 화려한 도시 축제, 하지만 '로또'
- 특징: 세계에서 제일 큰 대회라 경쟁이 치열합니다.
- 참가 방법:
- 추첨(Lottery):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지만, 당첨 확률이 4~10%... 거의 로또 수준입니다.
- 기록 통과: 보스턴보다 기준이 훨씬 더 엄격해요. (젊은 남자는 2시간 53분... 선수급이죠?)
3. 시카고 마라톤 (Chicago Marathon)
- 별명: 기록 제조기
- 특징: 코스가 평지라 기록 내기 딱 좋대요.
- 참가 방법:
- 기록 통과: 일정 기록을 넘으면 참가를 보장해 줍니다!
- 추첨: 기록이 없어도 누구나 신청 가능하고, 뉴욕보다는 확률이 높았지만(약
50%), 요즘은 여기도 경쟁이 세지고 있답니다.
자, 이제 중요한 건 '남편이 갈 수 있느냐'겠죠?
남편의 스펙은 [60-64세 남성 / 최고 기록 3시간 58분] 입니다.
이 기록으로 갈 수 있는 곳이 있을까요? 샅샅이 뒤져본 결과... 충격적인 반전이 있었습니다.
|
대회 |
남편 나이대 기준 기록 |
남편 기록(3:58) 차이 |
난이도 평가 |
|
뉴욕 |
3시간 34분 |
24분 부족 |
❌ 기록으론 절대 불가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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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
3시간 45분 |
13분 부족 |
🔺 예전엔 쉬웠는데 기준이 너무 오름 |
|
보스턴 |
3시간 50분 |
8분 부족 |
✅ 가장 해볼 만함! |
놀라운 사실! 가장 어렵다는 '보스턴 마라톤'이 역설적으로 남편에게는 기록으로 도전하기 가장 쉬운 목표였습니다. 시카고는 최근 기준이 너무 높아졌고, 뉴욕은 넘사벽이거든요.
분석 끝에 내린 결론입니다.
1. 훈련 목표 수정: " 8분만 줄이자!"
지금 3시간 58분이니까, 3시간 49분까지만 당기면 꿈의 무대인 보스턴에 자력으로 갈 수 있습니다. 이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에요.
2. 운도 실력이다: "무조건 계속 넣자"
기록 단축 전까지는 매년 시카고와 뉴욕 추첨(Lottery)에 꾸준히 응모하기로 했습니다. 시카고가 그나마 당첨 확률이 높으니 기대를 걸어봅니다.
3. 통장 잔고 사수: "돈 많이 듭니다..."
여행 경비 계산해 보고 깜짝 놀랐어요. 대회 기간엔 숙박비가 2~3배 뛰거든요.
- 뉴욕: 하루 체류비만 70~100만 원
($500~$700) 💸
- 보스턴: 하루 60~90만 원
($450~$650)
- 시카고: 하루 50~70만 원
($350~$500)
항공권까지 합치면 최소 500만 원은 깨질 각오를 해야 합니다.
마라톤이 그냥 달리는 건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정보력 싸움이고 끈기 싸움이네요. 비록 지금은 기록이 조금 부족하지만, 60대에도 여전히 도전하는 남편이 멋지기도 합니다. (물론 돈은 좀 들겠지만요...)
전국의 모든 마라토너 가족 여러분, 그리고 꿈을 향해 달리는 러너분들 모두 파이팅입니다! 언젠가 보스턴에서 메달 걸고 웃는 남편 사진 올릴 날이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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