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14일 화요일

키 비스케인 ( Key Biscayne) 횡단기

물통, 점심, 여분의 간식까지 꾹꾹 눌러 담은 배낭을 메고 아침 7시에 언니네와 전철을 타고 비즈카야로 향했습니다. 언니네는 오늘 워싱턴 DC에서 체리블라섬 마라톤을 뛰고 있을 겁니다우린 걷고 그쪽은 뛰고, 각자의 방식으로 오늘을 보내는 중입니다. 비즈카야 역에서 내려 걷기 시작했습니다. 앨리스 공원 쪽으로 접어드니 조용하고, 가꾼 집들, 한산한 골목, 아침 빛을 받은 나무들이 예쁜 동네가 이어집니다. 앨리스 C. 웨인라이트 공원 (Alice C. Wainwright Park) 브리클 (Brickell) 근처에 위치한 숨겨진 해안가 공원으로, 비스케인 베이(Biscayne Bay) 아름다운 전망과 함께 자연 생태계를 갖춘 곳입니다. 일출 명소로 유명하며, 놀이터, 농구장, 야외 헬스 기구, 바비큐 시설 등을 갖추어 조용하게 휴식을 취하거나 운동하기 좋습니다.


비스케인 다리에 올라서자마자 바람이 달려듭니다. 태풍급이라고 표현하면 너무 과장하는 걸까요? 몸이 옆으로 밀릴 같았습니다. 그래도 다리 위에서 보이는 바다는 눈이 시릴 만큼 파랬습니다. 다리를 지나자마자 다운타운 빌딩숲이 보이는 바닷가에 사람들이 잔뜩 모여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들고, 카메라를 들고, 뭔가를 기다리는 표정들. 뭐냐고 물었더니 — 70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을 오늘 철거한다고 합니다. 건물이 있는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갔을까. 그리고 그게 한순간에, 정말 한순간에 무너졌습니다. 우리도 멈춰 서서 지켜봤습니다. 폭발음과 함께 건물이 스르르 내려앉습니다. 순식간이었습니다. 군중에서 탄성이 흘러나왔고, 묘한 허무함을 느꼈습니다.


바람을 정면으로 맞으며 번째 다리를 건넙니다. 마이애미 아쿠아리움이 보였습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운영하고 있었는데, 주차장이 비어 있었습니다. 안내판을 보니 문을 닫는다고 합니다. 70 역사가 여기서도 사라집니다. 번째 다리를 지나고 크랜든 마리나에 들렀습니다. 마이애미 키비스케인 (Key Biscayne) 위치한 크랜든 마리나(Crandon Marina) 보트 타기, 낚시, 스쿠버 다이빙 등을 (운이 좋으면 싱싱한 생선을 살수도 있습니다) 즐길 있는 주요 해안가 명소입니다. 이곳은 아름다운 해안 경관을 감상하며 요트가 정박해 있는 모습을 있어, 바다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휴양지입니다. 바다를 향한 벤치에 앉아, 남편 이상무가 얼음과 커피를 가득 채운 텀블러에서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한잔씩 따라 주었습니다 (배낭이 무거웠을텐데, 고마워 남편). 오늘의 MVP 등극 !  모금, 커피 한잔으로 몸이 가뿐해졌습니다. 화장실도 이용하고 잠깐 쉬었다가 전진합니다.

마리나를 벗어나자 인도가 사라집니다. 사실 숲길 안에 트레일이 있긴 하지만 빽빽한 나무덕에 햇빛하나 들지 않는 그 길은 청바지도 뚫는 강철모기가  드글드글 하다는 이미 소문으로 알고 있었기에 우리는 과감히 자전거 옆으로 아슬아슬하게 걸었습니다. 자전거가 쌩쌩 지나칠 때마다 살짝 흠칫하면서.


사우스 크랜던 파크 트레일로 접어들었습니다. 바닷가로 나가는 길이 너무 예뻐서 사진 한컷. 아르헨티나 사람들이 많이 산다는 동네를 지나고,  무릎이 풀리고, 고관절이 뻣뻣해지고, 새끼발가락에서 물집 신호가 왔습니다. 저질 체력 인증이 착착 진행되는 중입니다.



오늘의 목적지인   백스 케이프 플로리다 주립공원(Bill Baggs Cape Florida State Park) 위치한 케이프 플로리다 등대 공원 입구 보이는 순간, 왔다가 아니라 여기서도 30분을 걸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땐, 쓰러지고 싶었지만 마지막 힘을 짜내어 걸었습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포기 할순 없었습니다. 목적지 도착, 오늘 같은 환상적인 날씨에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쉘터를 골라 자리를 잡고, 신발을 벗고, 아예 양말까지 벗고 벤치에 대자로 누웠습니다남편이 얼음 가득한 텀블러를 건넵니다. 차가운 물을 마시고 나니 세상이 다시 만해졌습니다. 점심으로 싸온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먹었습니다... 꿀맛이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그늘에서 먹고, 쉬고 있자니  추워집니다. 바람까지 불어 오돌오돌 떨다가 춥기전에 돌아가기로 합니다. 다시 공원을 돌아나오는길. 몸이 천근만근입니다. 키비스케인 안에 유명한 커피집이 있다하여 들러봅니다. 커피와 크로와상을 먹고 힘을내서 버스를 탑니다. 시내버스를 처음 타본다는 남편과 현언니네 앞에서 몇번 타 본 내가 잘난척하며 이거저것 알려 주는 동안,  몇시간을 걸어서 왔던 그 길을 버스는 눈 깜짝할 새에 브리클 전철역까지 데려다 줍니다. 브리클에서 전철을 타고 다시 집근처 역 트레이더 조에 들려,  내일 도시락 거리도 사고 언니가 사준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먹으며,  무거운 배낭에 것까지 들고물론 남편이 들었음집으로 걸어왔습니다. 소파에 누울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몸이 훨씬 가벼워집니다. 집에 오니 5시가 되어 갑니다. 씻고, 간단하게 비빔면으로 저녁을 먹고, TV 보다가... 




2026년 4월 13일 월요일

달리는 오전, 미래를 탄 오후


토요일 아침 7. 도시는 아직 깊은 잠에서 깨어나기 전이고, 공기는 유난히 투명합니다. 우리는 동네 도서관 앞에서 만나 운동화 끈을 묶었습니다. 우리의 러닝 코스는 언제나 조금 비현실적입니다. 그들만의 세상에서 사는 같은, 너무 예쁘고 잘 가꿔진 동네를 지나고 페어차일드 가든을 돌아 해먹 파크까지. 누군가는 공원 지나가는 길이 이렇게 엽서 속 풍경 같아도 되냐고 묻겠지만, 마이애미에서는 그게 일상입니다.

오늘 날씨는 정말 그대로 환상이었습니다. 구름은 적당히 하늘을 가려주고, 햇볕은 부드러웠고, 바람은 시원했습니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완벽한 균형. 이런 날은, 사실 뛰지 않아도 이미 성공한 하루입니다. 4마일을 기분좋게 채우고 바닷가 벤치에 앉았습니다. 너트바 하나를 나눠 먹고, 물을 마시며 숨을 고르다가발밑을 보니 수수하고 작은 들꽃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누가 돌보지 않아도 제자리를 지키며 피어난 꽃들. 우리는 러닝 후의 성취감보다 작은 생명들의 끈기 어린 아름다움을 오래 칭찬했습니다. 땀을 한껏 흘린 바닷바람을 그대로 맞으니너무 추웠습니다. 4 중순에마이애미에서웬일입니까? 결국 우리는 일어나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공원 주차장 쪽으로 나오는데, 사람들이 여기저기 모여 웅성거리고 있었고, 손에는 쓰레기 봉지와 집게가 들려 있었습니다누군가에게 물어보니 “Biscayne Bay Cleanup Day라고 합니다.

Biscayne Bay Cleanup Day 플로리다 마이애미 데이드 카운티(Miami-Dade County)에서 매년 열리는 대규모 환경 정화 행사입니다. 1982년부터 시작된 행사는 카운티 환경부서인 DERM(Department of Environmental Resources Management) 주관하고, Baynanza라는 이름으로 진행됩니다. 슬로건은 “Do the Shore Thing”. 단순히 쓰레기를 줍는 하루가 아니라, Biscayne Bay 전역의 해안, , 습지에서 지역 주민들이 직접 해양 환경을 지키는 행사입니다. 그동안 행사로 제거된 쓰레기의 양은 200 파운드, 엄청난 양입니다.

우리는 자리에서 바로 참가 등록을 했습니다. 쓰레기 봉지를 하나 받아 들고 (장갑과 집게는 각자 준비해 와야 한다고 합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습니다. 뛰는 포기합니다. 쓰레기를 줍자고 마음먹고 바라보니, 보이지 않던 것들이 갑자기 너무 보이기 시작합니다. 담배꽁초, 종이 조각, 플라스틱 뚜껑, 없는 포장지들. 도로 주변엔 그렇게 많은 자질구레한 쓰레기들이 숨어 있었습니다. 공원 입구까지 꼼꼼하게 하나씩 줍고 나서야 차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아주 자연스럽게, 선셋 베이커리 향했습니다. 큐반 샌드위치에, 카페 레체 . 이보다 완벽한 토요일의 보상이 있을까요?

오후에는 현 언니네와 함께 테슬라 매장을 찾아 사이버트럭 시승 했습니다. 솔직히 첫인상은 투박하고 거대한 외양이 취향과는 조금 거리가 멀었지만 (남편의 눈빛은 달라 보였지만요), 내부에 앉으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의외로 아늑하고 널찍한 실내는 확실히 '미래에서 거실' 같은 기분이었습니다. 특히 소문으로만 듣던 FSD (Full Self-Driving)... 정말이지 사람보다 운전을 차분하게 잘하더라고요.



오전에는 다리로 흙을 밟으며 뛰었고, 오후에는 최첨단 기술에 몸을 맡긴 다시 해먹 파크를 지났습니다.

걷고, 줍고, 달리고, 타고. 자연의 수수한 들꽃과 기술의 정점인 사이버트럭 사이를 바쁘게 오간 하루. 몸은 조금 고단하지만, 어느 때보다 다채로운 색깔로 채워진 마이애미의 토요일이었습니다

33 Years Together, and a Son’s Gift of a 'Heartwarming Fullness

Our balcony is already at full capacity. This is all "thanks" to my husband, who insists on bringing home bouquets or small pot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