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언니네는 포르투칼에서 관광지 사진을 잔뜩 보내주고 내일부터는 걸을거야 하고선 연락두절입니다. 아마도 순례길의 고단함과 그 길 위에서의 묵직한 사색 속에 푹 빠져 있는 모양입니다. 우리는 익숙한 일요일 아침의 비스타 뷰 파크(Vista View Park)에 모였습니다.
마이애미엔 등고선이 없을 정도로 평평한 곳이라, 우리에겐 까마득했던 언덕을 오늘은 쉼없이, 천천히 달려 올라갔습니다. 마침내 정상에 올랐을 때, 아, 또 하나 해냈구나 하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성취감이 자꾸만 운동화 끈을 묶게 만드나 봅니다. 항상 우리를 앞질러 가던 남편 이상무와 김언니네 남편분을 중간에서 만나 100m 전력질주도 두번이나 해보고, 그 높은 언덕을 두어 번 더 오르내렸습니다. 숨이 머리끝까지 차오르고 가슴이 아파서 쓰러질 것 같았지만 꼭대기에 올라 맞는 시원한 바람과 평화로은 풍경을 바라보노라니 이것이 작은 행복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1-1.5마일 정도 되는 코스안에는 물이나 간단한 운동도구를 놓아둘 수 있는 거치대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뛸 때는 쓰고 있는 모자도 벗어버리고 싶을 만큼 힘든데, 이렇게 물병을 놓아두고 뛸수 있어서 얼마나 편한지 모릅니다. 코스를 세바퀴 돌고 숨을 고르는데, 나무 그늘 아래 물이며 에너지 음료를 놓아두고 십여 명의 러너들이 모여서 언덕을 힘차게 오르고 있었습니다. 그 힘에 이끌려 김언니와 구경을 하고 있는데 그 팀의 리더가 다가와 자기네는 ‘Bearly Runners’라고 하며 트레일 러닝 훈련을 한답니다. 멤버쉽은 없고 인스타에서 자유롭게 조인할수 있다고 합니다.
Bearly Runners: 베어리 러너스(Bearly Runners)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기반을 둔 커뮤니티 중심의 트레일 러닝 클럽이며, 카를로스 오소리오가 설립한 이 단체는 남부 플로리다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트레일 러닝 커뮤니티로 알려져 있고, 자연과 정신 건강, 그리고 걷기만 하는 분들, 어린이, 반려동물까지 모든 체력 수준을 아우르는 포용성을 중시합니다.
주간 활동 및 커뮤니티: 이 클럽은 “누구도 뒤처지지 않게 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운영되며, 트레일 및 트랙 기반 세션을 모두 제공합니다:
일요일 트레일 런: 오전 8시에 올레타 리버 주립공원(Oleta River State Park), 버지니아 키(Virginia Key), 매더슨 해먹(Matheson Hammock), 에버글레이즈(Everglades) 등 순환하는 장소에서 진행됩니다.
수요일 트랙 랩: 오후 6시 20분, 알라파타(Allapattah)의 무어 파크 트랙(Moore Park Track)에서 진행되며, 모든 페이스의 러너를 위한 스피드 훈련과 레이스 준비에 중점을 둡니다.
특별 행사: 그룹은 “에버글레이즈 애프터 다크(Everglades After Dark)” 캠핑, 트레일에서의 침묵 독서 파티, 환경에 보답하기 위한 공원 청소 활동 등 독특한 경험을 기획합니다.
파트너십: 룰루레몬(lululemon), 호카(HOKA), 나이키(Nike)와 같은 주요 스포츠 브랜드와 자주 협력하여 제품 시연 및 트레일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브랜드 유산 및 미션: 이 클럽의 정체성은 볼리비아의 유산과 안데스 곰의 정신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단순한 달리기를 넘어, 진정한 성장과 자연을 기반으로 한 공유 경험을 통해 서로를 지지하는 “무리”를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상품 및 장비: Bearly Runners에서는 주로 lululemon이나 HOKA와 같은 파트너사의 장비를 소개하지만, “Bear-ly Running” 테마의 의류도 다양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Running Bear 유니섹스 후드티: 부드러운 플리스 소재에 장난기 넘치는 곰 테마 디자인이 돋보이는 후드티입니다. Bearly Tees에서 $69.99, $59.99에 구매 가능합니다.
“Bear-ly Running” 짐 셔츠: 피트니스용으로 디자인된 100% 면 소재의 크루넥 셔츠로, Ironpandafit에서 $33.99에 구매 가능합니다.
짐 후디: 가볍고 통기성이 뛰어난 워시드 짐 후디로, Ironpandafit에서 $43.99에 구매 가능합니다.
실상 우리 마이애미 러닝크럽은 가까운 지인들 6명이 모여 그냥 즐겁게 뛰는 그룹이고 실제적인 리더나 코치도 없었던 터라 한번 해볼까 말까 망설이는데, Bearly Runners 코치님이 일단 뛰어보라고 합니다. 1초 정도 망설이다가 언덕으로 뛰었습니다. 그동안 훈련해온 다른 사람들은 다람쥐처럼 오르락 내리락, 김언니도 18마일 트레일 러닝 경험이 있어서인지 씩씩하게 잘 올라갑니다. 나는?, 삼분의 이쯤 올라가서 다리가 풀려 후들후들 거리며 겨우 꼭대기까지 갈 수 있었고, 내려 올때는 넘어질까봐 바들바들 떨며 내려 왔더니 코치님이 어깨에 힘풀고 (힘이 너무 들어가면 밸런스를 잡을 수가 없어서 쉽게 넘어진답니다), 양팔을 벌려서 균형을 잡으며 발 앞꿈치에 힘을 주면서 지그재그로 내려 오라고 알려줍니다. 이때부터 처음 본 코치님 바로 무한신뢰... 시원한 물도 얻어 마시고, 트레일 러닝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다음 주부터 조인을 하자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며 한 바퀴를 더 돌고 구멍 올빼미 서식지 옆 벤치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Bearly runners에 대해 얘기해주니 다른 팀원들도 좋다고 합니다. 다음주 일요일에는 올레타 리버 파크에서 모인다 하니 가봐야겠습니다.
브런치는 김언니가 준비해온 감자 야채 샐러드 (요즘은 샐러드라고 부르지만, 역시 우리에겐 '사라다'라는 이름이 훨씬 더 맛있게 느껴집니다)를 피타브레드에 야무지게 얹어 먹고 김언니표 특선 커피까지 마시고 나니 세상 부러울 게 없습니다. 햇살은 따가웠지만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봄날을 만끽하고 있는데, 주변에 구멍 올빼미를 찍는다고 내 얼굴보다 큰 망원렌즈를 가진 사진 작가들이 경쟁적으로 자리를 다퉈가며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늘 보던 녀석들이라 무심했는데, 저렇게들 열심히 찍으니 우리도 유심히 살펴봅니다. 한쪽 다리로만 서있는 폼도 재밌고, 안전한 둥지와 휴식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열심히 흙을 파는 모습은 생존을 위한 본능이구나 싶었고, 제 몸집보다 훨씬 큰 날개를 펴고 날아갈 땐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자연을 보고 배우며 점심때까지 놀다가 북쪽의 한인마트에서 장보고 집에 오니 4시가 다되어 갑니다. 저녁에는 남편의 돌 빠진 날(결석 탈출!)을 기념해 김 언니네가 사준 퍼드라커(Fuddruckers) 햄버거로 배를 든든히 채웠습니다. 몸은 힌들었지만 마음은 꽉찬 긴하루가 저물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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