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새벽부터 후덥지근한 공기,
온도계는 거의 30도를 가리키고 습도는 무려
85%를 찍고 있었죠. 보약과도 안
빠꾼다는 새벽 꿀잠을 과감히 포기하고 러닝 크루들이 하나 둘 모였습니다. 하지만 숨이 턱 막히는 습한 공기에 몸은 천근만근, 오늘 뛸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사실 뛰기 싫음) 스멀스멀 피어올랐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멈추지 않습니다. 삼십 분 정도 수다를 떨며 워밍업 삼아 걷다 보니 어느새 트랙에 도착.
오늘의 러닝에는 특별한 도전 과제가 주어졌습니다. 바로 '메트로놈 180BPM에 맞춰 달리기'
메트로놈이요? 그 박자 맞추는 거?
네, 맞습니다.
일정한 리듬을 만들어주는 바로 그 음악 도구죠. 처음엔
'똑딱'거리는 소리가 지루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규칙적인 비트에 발을 맞추다 보니 머릿속의 복잡한 생각은 사라지고 오직 달리는 행위에만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무념무상의 경지랄까요?
하지만 문제는 제가 타고난 음치에 박치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머리로는 '쿵짝쿵짝'
리듬을 외치는데, 제 발은 자꾸만
'쿵짜작 쿵짝' 엇박자 댄스를 추고 있더라고요.
결국 다른 크루 멤버들이 10바퀴,
12바퀴를 돌파하는 동안 저는 겨우 5바퀴를 완주했습니다.
괜찮아요, 나름 최선을 다했으니까요.
중간에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지만, 오히려 달아오른 몸을 식혀주는 고마운 단비였습니다.
땀과 비로 흠뻑 젖은 채 트랙을 달리며 깨달았죠. 마이애미의 아침은 뜨겁지만, 함께 땀 흘리는 우리 크루와의 시간은 그보다 더 뜨겁다는 것을요.
오늘의 러닝은 이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다음번엔 기필코 박자를 맞춰서, 딱 한 바퀴만 더! 6바퀴를 돌겠다는 새로운 목표와 함께 말이죠.